1등급 말들의 1200m 단거리 한판승부, 7월 마지막 경주 승자는 누구?

  • 운영자 | 2025-07-2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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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급 말들의 1200m 단거리 한판승부, 7월 마지막 경주 승자는 누구?
- 렛츠런파크 서울 7월의 마지막 레이스, 1등급 1200m 단거리 경주 개최
- 크라운함성, 블랙머스크, 영광의월드, 슈퍼피니시... 단거리 실력파들의 한판승부가 펼쳐진다



7월 27일 일요일 18시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 렛츠런파크 서울 14경주에는 1등급 말들의 1200m 단거리 대결이 펼쳐진다. 1200m 경주는 불과 1분 10여 초 만에 승부가 결정되는데 순간의 판단과 폭발적인 스피드가 승패를 가른다. 한여름에는 무더위까지 추가적인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에 더욱 승부 예측이 어렵다.

이번 경주에는 ‘크라운함성’, ‘블랙머스크’, ‘영광의월드’, ‘슈퍼피니시’ 등 우수한 단거리마 11두가 출전을 확정하며 팽팽한 접전을 예고했다. 각기 다른 전개성향과 강점을 지닌 출전마들이 짜릿한 승부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11두 중 특히 활약이 기대되는 출전마 4두를 소개한다.


■ 크라운함성(14전 8/4/1, 레이팅 108, 한국, 암, 4세, 갈색, 부마: 프리덤차일드, 모마: 최고야최고, 마주: 황의영, 조교사 : 이관호)

올해 첫 대상경주인 2월 세계일보배(L, 1200m)에서 ‘빈체로카발로’, ‘스피드영’, ‘나올스나이퍼’ 등 쟁쟁한 수말들을 제치고 이변의 우승을 따낸 암말이다. 심지어 이날 우승은 경주 전 구간 선두를 놓치지 않은 ‘와이어투와이어(wire to wire)’ 승리였기 때문에 더욱 주목받았다. 이후 3월 동아일보배(L, 1800m)와 4월 뚝섬배(G2, 1400m), 5월 서울마주협회장배(G2, 1200m)에서 모두 2위를 기록하며 꾸준히 경쟁력을 입증했다. 특히 서울마주협회장배에서는 현시점 단거리 최강자로 평가받는 ‘빈체로카발로’와 단 1마신차로 2위에 입상하며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빠른 스타트와 선행 전개를 주무기로 하는 크라운함성은 총 14번의 출전에서 단 한번을 제외하고 모두 3위 내 입상을 기록, 무려 92.9%의 연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 블랙머스크(32전 10/4/0, 레이팅 105, 미국, 수, 7세, 흑갈색, 부마: FLAT OUT, 모마: 업점프드더데블, 마주: 김한수, 조교사: 토니)

올해 서울마주협회장배(G2, 1200m)에서는 14두 중 13위라는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2년 4세 시절 서울마주협회장배(G3, 1200m)에서는 전천후 능력마 ‘라온더파이터’를 제치고 우승한 이력이 있는 단거리 강자다. 작년 한해는 레이팅 상승으로 인해 대상경주 위주로 출전하다보니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올해 SBS스포츠 스프린트에서 ‘빈체로카발로’에 이어 2위를 하며 노장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오랜만에 대상경주가 아닌 일반 1등급 경주에 출전하는 블랙머스크가 과연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쏠린다.


■ 영광의월드(16전 9/2/1, 레이팅 94, 한국, 거, 4세, 갈색, 부마: 언캡처드, 모마: 주말파티, 마주: 변창덕, 조교사: 박재우)

‘영광의월드’의 부마인 ‘언캡처드’는, 올해 트리플크라운 1,2관문을 연이어 제패한 ‘오아시스블루’의 부마이기도 하다. 덕분에 ‘영광의월드’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하고 있다. 전년도에 대상경주 출전 없이 일반경주에만 출전하긴 했으나, 9전 7승이라는 화려한 성적을 거두었다. 올해에는 대상경주까지 무대를 넓혀 세계일보배(L, 1200m)와 SBS스포츠 스프린트(G3, 1200m)에도 출전했지만 각각 6위와 15위라는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일반경주에서는 여전히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출전한 두 번의 경주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데뷔 이후 꾸준히 단거리에 집중해온 ‘영광의월드’는 1200m 출전경험이 10회(3/2/1)에 달해 이번 출전마들 중 가장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 슈퍼피니시(24전 6/5/4, 레이팅 98, 한국, 수, 5세, 흑갈색, 부마: 페더럴리스트, 모마: 레드뎀, 마주: 강현철, 조교사: 김동균)

잦은 기수 교체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경기력을 유지하며 꾸준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탁월한 순발력으로 ‘슈퍼스타트’를 끊고 선두를 장악하는 선행 전개를 주로 펼친다. 다만 막판 직선 주로에서 추입마들에게 순위를 내주는 모습이 종종 보여 팬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가장 최근 출전한 서울마주협회장배에서는 ‘크라운함성’과 함께 상위권 경쟁을 펼치며 실력을 보여주었는데, 이번 경주에서도 ‘크라운함성’과의 선행 맞승부에 나설지 관심이 모인다.





혹서기 맞아 교차 휴장... 고객안전과 말복지 최우선



장마로 주춤했던 무더위가 다시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는 경주마의 건강과 관계자 및 관람객의 안전을 확보하고자 교차 휴장을 시행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혹서기에 따른 온열질환 등 말과 사람 모두의 건강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안전하고 쾌적한 경마 시행을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이번 휴장계획에 따라 서울, 부산경남(부경), 제주 경마장은 각각 아래 일정으로 번갈아가며 휴장한다.

휴장 첫 주자인 렛츠런파크 부경은 7월 마지막주 숨고르기에 들어간다. 이후 8월 첫째 주에는 제주, 둘째 주에는 서울이 휴장에 들어간다. 해당 기간 중 중계 발매는 진행되므로 고객 입장이 가능하며 ‘더비온’을 통해 온라인 마권구매도 가능하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고객안전과 동물복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혹서기 휴장을 시행한다”며 “앞으로도 기후 및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지속가능한 경마산업 운영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에펠탑이 경마장을 질주한다? 경주마 작명의 숨겨진 이야기
- 생각보다 까다로운 경주마의 이름 짓기... 창의성보다 우선되는 마명등록규정
- 프랑스의 대표 랜드마크 ‘에펠탑’, 그 이름을 지닌 경주마가 경주로를 달리고 있다?



호사유피인사유명(虎死留皮人死留名)이라는 말이 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이 고전 속담은 사람에게 ‘이름’이 단순한 식별 표기가 아니라 삶의 흔적이자 명예임을 말해준다. 그런데 과연 이 속담이 사람에게만 해당될까? 그렇지 않다. 레이스를 달리는 경주마들 역시 이름으로 기억되고, 기록되며, 심지어 ‘레클리스(Reckless)’처럼 영웅으로 남기도 한다.

경주마는 단 2분 남짓의 경주에서 관중들의 시선을 끌고, 팬들에게 그 이름을 각인시킨다. 은퇴 후에도 기록과 기억 속에 남는 건 결국 ‘이름’이다. 그렇다면, 경주마의 이름은 어떻게 지어질까?


사람은 출생 후 한 달 안에 이름을 정하지만, 경주마 조금 다르다. 생후 1년까지는 혈통의 이름을 따 ‘OOO의 자마’로 불리다가, 그 후에야 고유한 이름을 가질 자격이 생긴다. ‘마명’(경주마의 이름)은 주로 마주(馬主)가 정하지만, 이는 ‘마명등록규정’에 따라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한다. 사람 이름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까다로운 과정이라 할 수 있다.


■ 경주마 이름, 마음대로 지을 수 없다.

경주마 이름에는 여러 제한이 있다. 유명 인사나 정치인 등 널리 알려진 공인의 이름(별호 포함)은 물론, 회사명, 상품명 등 영리를 위한 광고 선전을 의미하거나 공공질서·미풍양속에 반하는 마필 이름은 사용할 수 없다. 실제로 이러한 기준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사하게 적용되고 있다. 실제 남아공에서는 ‘President Trump’라는 이름을 가진 경주마가 반복적인 행동 문제를 일으킴은 물론, 정치적 논란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규제 기관이 직접 마명을 변경을 요청한 적이 있다.

글자 수 제한도 존재한다. 한글은 두 글자에서 여섯 글자까지 인정되며, 외국산 마필의 경우 한글로 여덟 글자까지 허용된다. 과거 2002·2003년 마주협회장배에서 2연패를 달성하며 이름을 알린 외국산 마필 ‘부움’이 있다. 이 말은 원래 ‘BOOM’의 마명으로 수입되었지만, 한글 표기 시 한 글자 마명 사용을 금지하는 규정 때문에 ‘붐’이 아닌 ‘부움’으로 등록되었다.


■ 결정은 신중하게... 단 한번, 단 하나의 이름만을 허락한다!

사람 이름에는 동명이인(同名異人)이 흔히 존재하지만, 경주마의 세계에서는 같은 이름이 존재하기 어렵다. 이미 부여된 마명 또는 유명한 마명과 같거나 혼동의 우려가 있는 경우를 제한하기 때문이다. 또한, 씨암말은 사망 또는 용도종료 후 10년간, 씨수말은 15년간 동일 이름이 제한된다. 이처럼 경주마들에게는 이름 자체가 고유의 역사이며, 결코 중복되지 않는 하나의 기록으로 남는다.

사람은 생활의 불편함이나 놀림, 심리적 이유로도 비교적 자유롭게 이름을 바꿀 수 있지만, 경주마는 다르다. 경주마의 이름은 원칙적으로 변경이 불가능하며,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첫 경주에 출주하기 전에 단 한번만 변경이 허용된다. 이마저도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 질주하는 ‘에펠탑’... 경주로 위의 거대한 명품

경주마 출전표를 들여다보면, 문득 시선을 멈추게 하는 이름이 하나 있다. 바로 ‘에펠탑’이다. 이름만 들어도 프랑스의 상징이자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유명한 건축물이 떠오른다. 하지만 렛츠런파크 서울에 있는 ‘에펠탑’은 이와 다르다. ‘에펠탑’이라는 이름을 가진 경주마가 실제로 경주로를 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의 ‘에펠탑’은 단순히 크기만으로 주목받는 말이 아니다. 약 500kg에 달하는 체중과 사람보다 큰 덩치, 탄탄한 근육에 더해, 데뷔 당시 몸값의 24배에 달하는 상금을 벌어들인 실력까지 갖췄다. 이름값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진정한 명품 경주마다.

경주마의 이름은 단순한 말장난에 그치지 않는다. 그 이름 속에 마주의 철학, 마케팅 감각뿐만 아니라 경주의 분위기를 이끌어낼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담겨있다. 예를 들어, ‘에펠탑’이라는 이름은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고, 경주의 긴장감을 한층 고조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경마 중계에서 아나운서가 “에펠탑이 선두로 올라서고 있습니다!”라고 외칠 때, 그 한마디는 경마의 흥미를 더해 인상 깊은 순간을 만들어낸다.

실제로 지난 `24년 4월 27일 제10경주에서 이름처럼 우뚝 솟은 존재감을 뽐낸 ‘에펠탑’이 압도적인 질주로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하며 우승을 차지했는데, ‘에펠탑’은 이 승리를 통해 이날 기승한 이동하 기수에게 통산 200번째 승리라는 의미 있는 순간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처럼 독특하고 유쾌한 이름을 가진 경주마들은 경마장 안에서뿐만 아니라, 관객들의 기억 속에도 오랫동안 남게 된다. 경주로 위에 서 있는 건 말 한 마리일지라도, 그 이름 하나에 담긴 상상력은 경마장을 넘어 어디까지든 달릴 수 있다. 언젠가 파리에서도 "에펠탑이 뛴다"는 소식이 들려올 날이 올 지도 모른다.



<자료제공:한국마사회>